간디회의

<아이들에게 배우다2> 지금! 여기! 이순간!

작성자
gandhi
작성일
2018-11-19 23:09
조회
1065

지금! 여기! 이순간!

간디어린이학교 친구들은 아침마다 몸을 깨우는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아니, 그것은 시간표상 일과의 시작이지 그 전에 이미 아침 일~~찍 부터 모두 숲에 가 있다.

늘 몸을 잘 깨우는 아이들에게 괜한 걱정으로 만든 시간표의 일과가 오히려 아이들이 숲에서 노는 시간을 방해하는 것 같기도 하다.

학교에 도착하면, 모습은 보이지 않고, 학교 앞 숲에서 깔깔깔 히히 호호 하하 즐거운 소리들만 나무들 사이로 웅웅 거린다.

덩달아 즐거워진다. 꼭 숲이 노래하는 소리 같기도 하다.

어린 시절에 숲에서 비밀기지를 만들고, 숲에 들어가고 싶어 안달이 나, 수업을 마치자 마자 숲으로 달려가는 일은 얼마나 행복한일인가?

'애들아~' 하고 부르면 아이들은 가을 숲속에서 하나둘 숲속 미끄럼을 타고 즐겁게 내려온다.

"애들아~ 오늘은 몸 깨우기는 가을산책가자~"

"네~~~~~~"

어린이들의 산책길은 호기심 가득한 세상이다.

중학생 아이들만 해도 산책길에서 보이는 것들을 있는 그대로 느끼기 보다 '언제 도착해요?', ‘어디까지 가요?’가 더 중요하지만, 초등학생들은 목적지가 어디든 상관 없다.

도착지점이 없다. 발길가는대로, 눈에 보이는대로 보고, 만지고, 들으며 자연을 온몸으로 느낀다.

"샘~ 이것좀 봐요~ 이꽃 예쁘죠?"

"샘~ 이 곤충은 신기하게 생겼어요~"

"샘~ 저기(짚이 쌓인곳) 누워도 돼요?"

샘들 몰래 도깨비 풀을 붙여가며 낄낄거리기도 하고, 샘들에게 낙엽을 던지며 즐거워한다.

가다가 나무를 타기도 하고, 만나는 고양이들을 쫒아가며 인사를 한다.

마쳐야 할 시간이 정해져 있고, 항상 목적지가 있어야하는 나로서는

있는 그대로 즐기고, 지금! 이순간! 행복한 이 아이들을 보며, 또 많은 것을 배우고 반성한다.

‘나는 대체 어디를 살아가고 있는가?’

어른이 된 사람들이 한번쯤 스스로에게 던져야 할 질문이다.

머리를 감을 때, 밥을 먹을 때 등의 사소한 일상에서 조차 우리는 다른 생각과 고민 속 다른 어딘가에 가 있다.

하지만, 지금 이순간을 느끼고 내가 어디인지를 아는 것은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

들숨과 날숨으로 지금 내가 있는 이곳이 어디인지 느껴본다.

도착지가 어딘지 보다 '지금!이순간!'을 알아차리고 느낄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그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가을산책길에서 아이들에게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