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디회의

<아이들에게 배우다3> 우리 같이 놀래?

작성자
gandhi
작성일
2018-11-27 00:55
조회
1127


하루를 잘 노는 아이는 짜증을 모르고,

10년을 잘 논 아이는 명랑하다.

-‘아이들은 놀이가 밥이다.’ 편해문 저서 中 -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를 막론하고, 많은 사람들이 ‘아이들은 실컷 놀아야 한다.’라고 말한다.

이것은 진리이기라도 한 것일까?

누구나 이 말에 공감하지만, 실컷 노는 아이들을 보면 학부모들은 불안 해 한다.

“공부는 안하고 저렇게 놀기만 해도 될까?”

“그래도 기본은 해야 하지 않을까?”

“대학가려면 초등부터 조금씩은 해야 하지 않을까?”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그 기본은 무엇일까?

그 ‘기본’은 부모들의 기준에 따라 달라지는 아이에 대한 욕심이다.

학교에 상담 오는 부모님들 중 아이가 왕따를 당하거나 학교생활이 힘들어 오는 경우가 있다.

그때 모든 부모들은 간절한 마음으로 하나같이 말씀하신다.

“바라는 건 하나도 없어요. 그저 이 공간에서 잘 놀고 행복하기만 하면 돼요.”

나는 바로 여기까지가 아이에 대해 부모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시간이 지나 평화로운 학교 환경에서 아이가 성장하고, 누가 보아도 정서적으로 안정되었을 무렵...

부모들은 욕심을 내기 시작한다.

“이제 영어를 좀 해야하지 않을까요? 수학은 기본으로 해야하지 않을까요?”

놀이운동가 편해문선생님은 책에서 아래의 ‘한그릇 놀이밥’을 부모들에게 제안한다.

 

"한 그릇 '놀이밥'"

1. 아이에게 한가한 시간을 줍니다.

2. 아이와 함께 놀 수 있는 이웃 동무를 만듭니다.

3. 아이가 마음껏 뛰놀 수 있는 곳을 찾습니다.

4. 학습이나 창의력 등을 놀이와 연관 짓지 않습니다.

5. 하루에 두세 시간씩 '놀이밥'을 꼬박꼬박 먹입니다.

  ......... 그리고 아이들 문제는 어쨌든 놓아야 풀린다. 이게 순리다. 지금은 아이들에게 정성스레 따듯한 '놀이밥' 한 그릇을 퍼줄 때이다.

  - <아이들은 놀이가 밥이다> 178

여기서 나의 눈길이 닿았던 부분은 ‘아이들의 문제는 어쨌든 놓아야 풀린다.’이다.

부모가 자신의 욕심을 놓아버리고, 온전히 아이의 행복을 위해 기다려 주고 응원해 줄 때 아이는 비로소 성장이 일어난다.

그때 아이는 억지가 아닌 ‘자발적’으로 무언가를 하고 싶어한다.

도시의 놀이는 이미 ‘소비’가 되어가고 있다. 정형화된 놀이터는 아이들을 금방 싫증나게 한다. 아이들은 ‘진짜 놀이’를 잃어가고 있다.

간디어린이학교 아이들은 봄, 가을이 되면 숲에서 살다시피 한다.

숲은 무한한 상상력을 제공한다. 바위, 나무, 흙, 풀, 꽃 들은 모두 아이들의 놀이가 된다.

실컷 놀고 돌아온 아이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편안하고 밝다.

그것은 예외가 없다.

 

놀이밥에 굶주린 아이들은 닭장 속에서 괴롭히며 논다.

게임중독 역시 놀이밥이 답이다.

'놀이밥' 꼬박꼬박 먹고 자란 아이들, 좀이 쑤셔서 게임 중독 안 된다.

마음껏 놀며 자란 아이는 함부로 세상을 버리지 않는다.

나는 편해문 선생님의 이 말들에 굉장히 공감한다.

놀이가 신이 난 아이들을 지켜 보고 있으면, 어른들이 말로만 해왔던 바람들이 모두 그 속에서 일어난다.

그 속에는 공감이 있고, 배려가 있고, 사랑이 있다.

넘어져 다쳐도 더 놀고 싶어서 툭툭 털고 일어나고, 엄청난 집중력과 몰입을 발휘한다.

또, 잘 노는 아이들의 세상엔 왕따가 없다.

잘 노는 법을 아는 아이들은 창의적이다. ‘놀이’속에서 끊임없이 무언가를 만들어 내고 제안한다.

잘 노는 아이들은 내향적, 외향적인 아이 상관없이 나름의 방식으로 사회성이 높다.

잘 노는 아이들은 건강하다.

잘 노는 아이들은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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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아이들에게 원하는 '가치 있는 것'들이 ‘놀이’속에 다 들어 있는데, 수학, 영어, 글쓰기 상은 있고 놀이 상은 왜 없을까?

‘진짜 놀이’가 사라지고 있는 요즘, 우리는 놀이의 가치를 더욱더 소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우리 같이 놀자~” 이말은 내가 들어본 말 중 가장 설레는 말이고, 신나는 말이었다.

우리 같이 놀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