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디칼럼

제 227회 긴급가족회의 회의록(안건 : 기숙사 밤 시간 사감쌤 부재시 외부인이 들어왔다는 이야기에 대한 사실 확인)

작성자
gandhi
작성일
2019-11-07 16:37
조회
209
제 227회 긴급 가족회의

날짜 : 2019년 11월 7일 목요일. 오전 9시 30분

참여자 : 김태영, 김현진, 맹준영, 서우솜, 안지민, 양성민, 원다연, 이은영, 이채령, 조예윤, 김재상, 김정옥, 백정명, 최필숙

회의진행 : 백정명

공책서기 : 최필숙

<안건>

기숙사 밤 시간 사감쌤 부재(약수터 다녀왔다는 이야기) 시 외부인 침입했다는 이야기에 대한 사실 확인

- 정명 : (안건에 대한 설명) 부모님들 사이에 양쌤이 밤에 다연이와 약수터를 다녀왔고 그 시간에 외부인이 침입하려고 해서 몇 아이들이 문을 잡고 있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 이와 관련하여 아는 사람은 이야기 해주기를 바람.

- 예윤 : 현진, 맹준에게 들은 걸로 알고 있는데 저번에 어떤 차가 들어와서 한밤중에 다시 나갔다고 했다. 진심인데 1학기에 밤마다 똑똑똑 하는 소리가 들렸었다.
  • 필숙 : 예윤님은 1학기에 사람이 똑똑똑 두드린다. 귀신이 보고 있다. 빨간 불빛이 쳐다본다는 등의 이야기가 돌았고 그때 바람소리 벌레소리 나무그림자 등을 착각했었다고 우리 모두 모여서 이야기를 했었는데 그 뒷이야기는 잊어버리시고 아직도 똑똑똑 하는 소리가 들렸었다고 마치 사람이 문을 두드렸던 것처럼 생각하고 있는 것인가.
  • 현진 : 1학기 파다제 전에 양쌤이 일찍 재운날인데 1층에서 여자 아이들이 걸어다니는 소리, 현관문이 들컥들컥 끼익 열리는 소리, 차소리가 들려서 양쌤이 누구 데리고 병원가는가 했다. 기숙사에서 빨간 차 불빛이 보였다. 앞집 아저씨인가도 생각했다.
  • 다연 : 며칠 전, 일주일쯤 전인가? 맹준이가 소리 질렀을 때 똑똑똑 소리가 들려가지고 양쌤인가 하다가 아닌 것 같아서 무서웠다.
  • 재상 : 내가 거의 새벽까지 잠을 안자고 여러분들이 들었다는 소리들을 다 듣고 있다. 첫째는 바람소리이고 둘째는 딱딱구리 소리이다. 셋째는 여러분들이 새벽에 화장실 간다고 가서는 불을 켜놓고 온다. 그러면 환풍구 돌아가는 소리가 계속 들려서 내가 내려가서 끄고 온다. 여러분들이 말하는 소리들이 다 이런 소리들이다. 이곳은 숲속일 뿐만 아니라 바람이 엄청나게 많이 부는 곳이다. 건물도 목조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숨을 쉬는 소리를 낸다. 딱따구리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동물, 곤충 소리들이 많은 곳이다.
  • 정명 : 약수터 이야기를 아는 사람이 있는가?
  • 예윤 : 어느날인가.. 누가 이야기를 했는데... 양쌤이 살 빼러 간다고... 어제 다연이에게 들었는데 양쌤과 약수터 간다고 했다.
  • 현진 : 약수터는 모르겠고 숲도까지는 가는 걸 봤다. 여름에 계곡에서 놀고 있으면 재상쌤이 그쪽으로 지나갈 때가 있었다. 그걸 약수터라고 하는 건 아닌가.
  • 준영 : 푸른쌤 있을 때 차로 드라이브할 때 산길을 지날 때 약수터라고 적혀있는 걸 봤다.
  • 재상 : 설명을 드리자면, 9월쯤이었는데 저녁 먹고 수라간 일찍 정리되고 나면 아직 밝은 시간이어서 물통 하나 들고 숲도까지 다녀왔었다. 아이들이 같이 가자고 해서 “다음에 같이 가자”고 말했던 것뿐이다. 아무도, 그 누구도 같이 간 적이 없는데... 왜 이런 말이 나오는 것인지 모르겠다.
  • 예윤 : 분명이 들었다. 다연이가 같이 갔다고.
  • 다연 : 같이 갔다고는 하지 않았다.
  • 정명 : 지금이라도 사실을 말해주길 바란다. 좀 더 정확한 이야기를...
  • 예윤 : 정확하게 얘기하면, 양쌤이 저녁마다 걸으러 간다고... 아침에 수라간에서 재상쌤과 정옥쌤이 이야기할 때 들었다.
  • 정옥 : 밤에 간다고 말한 적이 없다. 낮에 갔었다고 했다. 밤에 다연이를 데리고 물 뜨러 갔다는 이 말은 어떻게 나온 것인가.
  • 다연 : 나는 할머니한테 지민 언니랑 같이 잤을 때 언니는 자고 나는 잠이 안 와서 있었는데 그때 문 똑똑 소리 났다는 것만 얘기했다.
  • 현진 : 밝을 때 숲도 간 적은 있지만 밤에 간 적은 한 번도 없다.
  • 정명 : 부모님들은 그렇게 알고 계신다. 만약, 재상쌤이 밤 시간에 기숙사를 비우고 외부사람이 침입하려고 하면 어떻게 하냐는 걱정과 불안을 가지고 계신다.
  • 예윤 : 내 생각이긴 한데... 몇 주 지나긴 했는데 현진님과 맹준님이 놀 때 기숙사 방 문 잡고 못 들어오게 하고 했던 거랑 현진님 말처럼 차 불빛과 소리들이 혼돈스러워서 그렇게 이야기가 된 것이 아닐까.
  • 정옥 : 그걸 합쳐서 예윤님이 그렇게 말을 했는가.
  • 예윤 : 나는 안 그랬고 부모님들 끼리 그러지 않으셨을까.
  • 정명 : 파편 같은 이야기를 가지고 부모님들이 그런 이야기들을 만들었다는 이야기인가.
  • 준영 : 어느 부모님이 그런 말을 하셨는가.
  • 정명 : 정확히 알아야겠으니, 다연 할머님이 학교 안전 차원에서 이야기를 하셨고 예윤 어머님도 이야기를 하셨다.
  • 현진 : 예윤 부모님은 누구 때문에 아시는 건가.
  • 정명 : 다연 할머님이 안전 문제로 부모님들께 공유하신 걸로 알고 있고 나는 예윤 어머님을 통해 알게 되었다. 사실을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이 자리가 필요하다. 안전에 대한 문제와 오해가 있다면 풀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 정옥 : 부모님을 통해 이 이야기가 교사들에게 전해졌다. 사실을 확인해서 부모님들께도 알려드릴 필요가 있다.
  • 은영 : 무슨 요일인지는 모르겠는데 차 소리가 나고 몇 분 후에 철컹철컹 소리가 났었다.
  • 예윤 : 은영님 말처럼 정확히 빨간 불빛이 보이고 차소리가 붕하고 나서 누가 왔다갔나 했는데 철컹소리가 들리길래 엄마한테 다른 소리인지 모르겠는데 무섭다고 그랬다.
  • 준영 : 어제도 여자 방에서 철컹소리가 들렸다.
  • 다연, 예윤 : 우리가 돌아다닌 소리이다.
  • 채령 : 엄마한테 학교 얘기를 안 한다. 차 소리 난다고 했던 다음날 학교 차 옆에 다른 차가 있었다.
  • 재상 : 설명하자면, 밤에 차가 들어오는 것도 다 본다. 저쪽(학교 입구쪽) 집에도 차가 두 대이고 이쪽 집에도 차가 있고 하니 한 번씩 이쪽에 주차를 한다. 또 길을 잘못 들어와서 돌아가는 차도 있다. 여러분들이 잠들면 내가 다 확인한다. 여러분들이 말한 소리를 다 듣고 있다. 새벽까지 거의 잠을 자지 않는다. 불안감을 안 가지면 좋겠다.
  • 다연 : 옛날에 무서워서 얘기 안했는데.... 여름 캠프 때 정옥쌤 같이 잘 때 신기한 소리가 들렸다. 뭐가 눈에 확 들어오는데 폰인가 했는데 폰은 아닌 것 같고.. 문 열리는 소리가 났다.
  • 정옥 : 지금 여기는 숲속이다. 도시와는 다르게 겨울 되면(지금도) 낙엽 떨어지는 소리까지도 다 들린다. 귀뚜라미 소리, 잎이 두드리는 소리 등... 자연의 소리 하나하나에 불안을 담아 여러분들끼리 이야기하면서 공포소설을 쓰면 끝이 없다. 너무 조용해서 미세한 소리까지 다 들리는 것임을 알았으면 좋겠다.
  • 현진 : 예윤이가 들었다는 그 때 양쌤 방에 불이 꺼져 있을 때였는데 계속 문소리가 났다.
  • 재상 : 계속 소리를 듣는 입장에서 바람이 얼마나 센지 말하자면, 2층에 있는 빨래 건조대가 다 넘어갈 정도이다.
  • 은영 : 언제인지 모르겠는데 새벽쯤 일어났는데 화장실 쪽으로 갔는데 문 앞에서 갑자기 쾅쾅쾅 소리가 나서 문을 열어봤는데 아무것도 없고 갑자기 누가 지나가는 소리 같은 게 났다.
  • 필숙 : 이틀 전에 있었던 내 이야기를 해주겠다. 화요일 저녁 6시 30분에 누가 우리집에 오기로 해서 기다리고 있었다. 나중에 7시까지 온다고 연락받고 기다렸는데 7시 30분쯤 왔다. 중요한 것은 기다리는 한 시간 가량 내가 플래시를 들고 서너 번을 나갔다 왔다. 왜냐하면 분명히 발소리가 들리고 차소리가 들렸기 때문이다. 분명히 소리가 들려서 나갔는데 아무도 없고 분명히 소리가 들렸는데 아무도 없고 이것을 한 시간 동안 서너 번을 한 것이다. 내 귀에는 분명히 들렸다. 그런데 거실에 있는 쌤 아들은 나더러 왜 그러냐고 말을 했다. 나한테만 들린 것이다. 그건 무슨 말인가. 결국 내 스스로가 누군가가 온다는 거기에 계속 신경 쓰고 있었기 때문에 차소리도 발소리도 들린 것이다. 이번 일도 여러분들이 무섭다고 계속 생각을 하다 보니 지나치게 예민하게 들린 것이 아닐까 한다.
  • 지민 : 나도 필숙쌤 말처럼 느낀 적이 있었다. 밤에 문 쿵쿵 소리가 나서 귀신인 줄 알고 진짜 무서웠는데 다음날 아빠가 밤에 지진이 났었다고 이야기를 해주었다. 필숙쌤 말처럼 사람 마음에 따라 소리가 들린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 현진 : 필숙쌤은 혼자만 들린 것이 아닌가. 기숙사에서는 몇 명이 소리를 들었다. 그것은 어떻게 된 것인가. 모두 똑같이 소리를 만들었던 것인가.
  • 필숙 : 군중심리라고 하는 것이다. 지금도 보면 알지 않은가. 누군가 “이랬다” 이야기를 하면 너도 나도 “나도 그랬다”라고 하지 않는가. 언젠가 들었던 것 같은 소리도 누군가의 말에 의해서 같은 소리를 들은 것처럼 착각을 하기도 하고 같은 바람소리를 듣고서도 누군가가 무섭게 말하면 너도 나도 다 공포스럽게 실제로 그랬다고 착각을 하게 된다. 심지어 아무 소리를 못 들은 사람까지도 마치 자신도 그 소리를 들은 것처럼 착각하기도 한다.
  • 정옥 : 앞으로도 소리는 더 많이 날 것이다. 여러분들이 말한 그 소리가 다 들릴 것이다. 또 소리가 들린다고 하면 부모님들께 말하기 전에 재상쌤한테 먼저 말하도록 하자.
  • 정명 : 과거에 있었던 짧은 단편 단편을... 외부인, 불빛, 소리, 새벽, 밤.... 이러한 파편들이 부모님들께 잘못 전달되어서 부모님들의 걱정과 불안이 합쳐져서 이러한 이야기들이 나온 것인가. 이런 말들이 돌면, 이곳이 안전한 공간임에도 부모님들은 걱정을 하실 수밖에 없을 것이다. 누군가 했던 말이 잘못 전달되어서 공포스러울 수도 있었겠다. 앞으로 공포가 오면 소리를 질러라. 재상쌤한테 말해라. 예전에도 무섭다는 이야기는 있었으나 사감쌤이 기숙사를 비우고 외부인이 왔다갔다는 말은 처음 듣는 말이다.
  • 현진 : 소리 지르면 혼내면 어떻게 하는가.
  • 재상 : 소리 지르는 걸로 혼나는 것은 평소 장난치면서 소리를 질렀을 때이다.
  • 예윤 : 외부인 침입해서 문잡고 있고 했다는 거. 실제는 없었지 않은가.
  • 필숙 : 사과를 해야 하지 않는가. 여러분들이 말한 단편들로 부모님들이 만들어낸 이야기란 말인가.
  • 재상 : 누가 그런식으로 이야기를 한 것 같다. 구체적으로 이야기가 되었다. 그 말을 한 친구에게 사과 받고 싶다.
  • 예윤 : 아까 말한 것처럼, 현진님이 말한 것처럼, 차가 들어왔다가 나갔다고 말했다. 정확히는, 차소리가 들렸고 문소리가 났다고 말했다. 정확히는, 차가 들어와서 문소리가 들렸고 누구인지는 모르는데 다시 차소리가 들렸다고 말했다. 약수터 이야기는 어제 들었다.
  • 정명 : 혹시 이런 일이 있으면 꼭 재상쌤을 찾아가길 바란다. 마을분 차일 수도 있고 잘못 들어왔다가 나가는 차일 수도 있다. 자연의 무궁무진한 소리 속에서 우리는 살고 있다. 재상쌤의 억울함에 대해서는 좀 더 자세히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 준영 : 여자 아이들 월요일부터 밑에서 너무 시끄럽다. 화장실 문도 쾅쾅 소리를 낸다.
  • 다연 : 문 쾅쾅 거릴 때는 양쌤 방이나 화장실 갈 때 곱등이 때문에 일부러 쿵쾅 거렸다. 죄송하다.
  • 예윤 : 다연이가 기숙사 안에서 신발을 신는데 그 소리가 크다.
  • 필숙 : 지금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인가. 기숙사에서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면서 사용하길 바란다. 지금 이 자리에 있는 재상쌤 마음을 헤아려보았으면 한다. 내가 사감이라면 너무 화가 나고 억울해서 여기 있을 수도 없을 것이다. 오늘 이 자리에 우리가 왜 모여 있었는지를 생각하길 바란다.
  • 정명 : 마지막으로 당부하자면, 이곳에서 안전사고 단 한 번도 일어난 적이 없다. 이곳이 안전한 공간임을 아셨으면 좋겠고 앞으로는 재상쌤한테 먼저 이야기를 하길 바란다.
전체 2

  • 2019-11-07 23:08

    저도 둔철산 아래에 살아서인지 밤중에 들리는 온갖 소리를 잘 아는 편입니다. 우솜이 역시 엄마랑 같이 자는데도 수시로 무섭다고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고 하소연할 때가 부지기수고 저 또한 도시생활에 익숙하다보니 바람이 심할 때는 무섭고 예민해지기도 하죠. 하물며 산 꼭대기에 있는 학교의 아이들은 얼마나 겁이 날까, 또 선생님은 밤새 얼마나 신경이 쓰이실까 이해가 갑니다. 부모님 없이 밤새 산속의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이 대견하기도 하지만 아이들의 상상과 실재를 구분해주는 건 어른의 몫이겠지요. 아이들의 공포심을 다독여야하는 선생님의 고충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기도 합니다. 여력이 되어 사감선생님이 두분이라도 되면 조금 힘이 덜어질텐데 그도 아니니까요. 아무쪼록 아이들과 부모님 모두 상황을 객관적으로 잘 살펴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으로 오늘의 사건을 잘 마무리했으면 좋겠네요.


  • 2019-11-08 08:16

    무엇보다 아이들의 기숙생활 관리에 전념해오신 사감샘께 이 자리를 빌어 사과말씀드립니다. 회의록을 읽다가 슬그머니 웃음이 나옵니다. 이런 아이들세상에서 아이들과 더불어 알찬 저녁시간을 보내시니 그 노고가 더할나위없이 감사한 일임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회의록은 아이다움에 대해 생각하게 합니다. 캄캄한 곳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만으로도 외부인, 귀신 등 온갖 망상과 억측을 만들어내는 의식활동이 자유분방한 아이들입니다. 한 아이도 아니고 여러 아이들의 이런 마음을 잘 토닥여주는 일까지 하시는 간디샘들께 존경과 감사하는 마음이 절로 일어납니다. 이런 돌봄 가운데 아이는 건강한 정신을 지닌 행복한 사람으로 자라날 겁니다. 건강한 정신으로 키워내는 것이 교육의 근간이라는 생각이 들어 간디어린이학교가 좋습니다.

    미성숙한 의식이 만들어내는 허구들을 합리적 사고로 전환하도록 이끌어주는 게 교육입니다. 회의록을 통해 아이들이 만들어내는 허구적 이야기의 본체를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금요일에 집에 돌아오면 아이들 틈에서 만들어진 망상들을 되짚어 사실을 인식하도록 돕겠습니다.

    아이에 대한 교육적 사랑으로 헌신하시는 간디어린이학교 선생님들 존경합니다. 큰 사랑으로 작은 소란 잠재우시고 밝은 빛 속에서 아이들과 즐거운 세상 계속 만들어주세요!